■ 파생상품과 주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파생상품이 무엇일까요?
파생상품이란 한마디로 말하면 미래에 물건을 사고팔 것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돈을 받고 물건을 주는 것이 아니지만 미래의 일정한 시점(대체로 계약의 만기일)이 되면 계약 당시에 결정한 가격으로 돈을 받고 물건을 넘겨주는 계약을 말합니다. 즉, 지금은 약속만 하고 나중에 약속한 내용대로 계약을 이행하면 되는 것을 파생상품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현물 거래와 파생상품거래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현물거래란, 지금 즉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현물거래입니다.
사실 파생상품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하는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고 매매에 적용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구조와 원리를 뜯어보면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천천히 살펴봅시다. 위 네 가지 파생상품 가운데 선도계약과 선물계약은 구조가 똑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구조는 ‘미래 특정일에 기초자산을 사고팔 것을 계약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 스왑 (Swaps Contract)
스왑 (Swaps Contract)은 교환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의 현금흐름을 교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만약 어떤 사람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다고 했을 때, 이자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로 돈을 빌리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때 어떤 사람이 고정금리로 돈을 빌렸는데 이자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을 했다면, 그리고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사람을 찾아서 서로의 이자지급을 맞교환하기로 약속했다면 바로 스왑계약이 체결된 겁니다.
스왑은 이자흐름만 교환하는 이자율스왑과 원금과 이자를 모두 교환하는 통화스왑으로 구분됩니다. 일반적으로 스왑은 장외에서 거래가 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 옵션 (Option Contract)
옵션은 권리를 매매한다는 점에서 선도계약이나 선물계약, 스왑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권리가 갖는 특징은 첫째, 권리행사를 해도 되고 권리행사를 포기해도 된다는 겁니다. 둘째 권리를 사고팔 때는 돈을 주고 사고 돈을 받고 판다는 겁니다. 이때 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옵션을 콜옵션이라 하고, 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옵션을 풋옵션이라 합니다.
◆ 선도계약 (Forwards Contract) 의 적합한 예로는 밭떼기 거래를 들 수 있습니다.
개똥이가 배추농사를 짓기 위해 배추밭에 씨를 뿌리고 있었습니다. 이때 마침 중간도매업자가 지나가다 말했습니다. “아저씨, 이 배추 수확 때 맞춰서 제가 포기당 1,000원에 사갈 테니 저한테 파세요.” 이 말을 듣고 개똥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렇게 합시다”라고 선뜻 거래에 응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배추밭 위에서 계약서를 쓰고 헤어졌습니다. 이 순간 선도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이때 개똥이는 선도계약의 매도자, 도매업자는 선도계약의 매수자가 됩니다.
이들이 무엇을 사고팔기로 했나? 이들이 거래하기로 한 배추가 선도계약의 기초자산이 됩니다.
이들이 얼마에 배추를 사고팔기로 했나? 수확 때 포기당 1,000원에 사고팔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격이 2,000원으로 올라가도 1,000원에, 반대로 가격이 500원으로 떨어져도 두 사람은 1,000원에 배추를 사고팔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 물건을 주고받기로 했나? 배추를 수확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궁금하네요. 이들은 왜 이런 계약을 체결했을까요?
각자의 속마음에 어떤 꿍꿍이가 있는지 들여다볼까요? 먼저 일용이. 작년에는 배추가격이 올라가서 꽤 짭짤한 돈을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재작년에는 배추농사가 너무 잘돼서 배추 가격이 떨어지는 바람에 배추를 다 수확하기는커녕 배추밭을 갈아엎은 일이 생각났습니다. 만약 올해도 배추 가격이 폭락한다면 또 살림살이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래서 생산비에 조금의 이익이 남는 정도인 1,000원에 미리 팔아버리는 것이 속이 편하다는 계산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밭떼기 거래, 즉 배추 선도계약을 체결한 것이지요
다음 도매업자, 그는 아마도 개똥이와는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재작년에는 배추가격이 떨어져서 배추를 싸게 잡아 비싸게 팔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는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배추를 확보하기도 어렵고 소비자들이 김치를 잘 담그지 않으려 해서 돈도 별로 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처럼 배추 가격이 크게 오르기 전에 미리 배추를 확보함으로써 수익을 얻으려는 꿍꿍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일용이는 가격이 떨어질 때를 대배해, 도매업자는 가격이 오를 때를 대비해 각각 선도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는 배추 수확시기가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먼저 배추가격이 한 포기에 2,000원으로 올랐을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개똥이가 손해를 보게 됩니다. 시장에 내다 팔 면 포기당 2,000원에 팔 수 있는데 선도계약 때문에 포기당 1,000원은 포기해야 합니다. 배추를 뽑기 전날 일용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배추밭의 규모가 커서 몇 천만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면 더 심각한 문제가 되겠죠.
그런데 선도계약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계약을 체결한 것은 맞지만 그건 두사람 간의 사적인 계약이라는 데 있습니다. 즉, 둘 사이에 일어난 거래의 이행을 보증해줄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약 일방적으로 개똥이가 도망가 버리면 거래가 이뤄지지 못합니다.
반대로 배추가격이 500원으로 떨어지면 도매업자가 순순히 트럭을 끌고 포기당 1,000원에 배추를 사러 올 거라고 100%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렇듯 선도계약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서로에게 불리하 방향으로 가격이 움직일 때의 위험을 피하고자 계약을 했지만, 무엇보다 결제불이행의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도계약은 왜 이렇게 결제불이행의 위험이 큰 건가요?
바로 손익정산을 만기에 한 번만 하기 때문입니다. 일용이의 거래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같이, 씨 뿌릴 때 한 번 만나고 그 이후에는 배추를 수확할 때 한 번 만나서 거래를 종료하다 보니 중간에 발생한 손익을 정산할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 큰 손해를 본 사람이 결제 불이행을 저지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손익을 매일매일 정산하는 일일정산을 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